[ESPN] 티아고의 클래스, 45분으로 충분했다.
몇 달간의 고심과 얼버무림 끝에 리버풀은 뮌헨에게 20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순식간에 티아고 알칸타라 영입을 마무리 지었다. 목요일에 왔지만 바로 일요일 첼시전에 데뷔한 티아고는 5분만에 왜 리버풀이 자신을 원했는지 증명했다.
전반 종료 직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의 사디오 마네에게 들어간 럭비 태클로 경기의 판도는 뒤바뀌었다. 값진 원정 2-0 승리를 거둔 것은 확실하지만 너무 흥분할 필요 없는 리버풀이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개개인의 실수들과 나쁜 판단들로 상대에게 승점을 넘겨준 경기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제외하고도 29살 미드필더의 첫 경기는 리버풀에 신선함을 불어 넣었다.
주장 헨더슨이 하프 타임에 허벅지 쪽 무리를 느꼈고 티아고는 예상보다 빨리 투입되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여유롭게 몸을 푼 티아고는 프리미어리그 10년 베테랑처럼 플레이 했다.
"11대 10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티아고 투입을 서둘렀다. 그는 경기 리듬을 지배할 수 있는 선수다. 데뷔전으론 완벽했고 동료들은 티아고를 많이 도와줬다." 클롭은 말했다.
티아고의 패스와 시야는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 그는 개인적인 능력을 과시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리버풀이라는 팀의 경기 스타일을 바꿨다. 마치 클롭이 티아고라는 스위치로 다른 팀을 실행한 것 같았다.
유럽과 잉글랜드에서 성공한 리버풀의 방식은 살라, 피르미누, 마네의 강한 전방 압박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티아고가 등장해 리버풀이 점유율 중심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치 펩의 맨시티처럼. 티아고는 미드필더에서 모든 볼 배급을 주관했다. 3선 미드필더로 경기장을 휘저으며 공을 요구해 빠르게 공간으로 침투할 것을 지시했고 공간에 있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찔러넣었다.
후반 45분 동안 75번 패스 성공, 티아고는 첼시 선수가 90분 동안 뛰면서 해내지 못한 패스 성공 횟수를 보여줬다. 또 이 수치는 03-04 시즌 이후 45분간 최고 패스 성공 횟수다.
리버풀의 선제골은 티아고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다. 티아고로부터 시작된 패스는 파이널 서드로 들어갔고 살라와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피르미누가 마네에게 정확히 크로스를 성공시켰다. 리버풀보다는 맨시티가 연상되는 골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한 단계 더 진화해야 했고 티아고가 5분 만에 리버풀이 추구하는 플랜B를 소개했다.
플랜B는 어디까지나 플랜A의 백업이다. 티아고가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는 플랜A에서도 그의 창의성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겐 속이 쓰릴 것이다. 맨유는 리버풀을 제치고 티아고를 영입하나 했으나 결국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리버풀에서 티아고는 마치 폴 스콜스가 맨유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는 듯 했다. 스콜스는 공을 잡았을 때 다른 선수보다 훨씬 시간, 공간을 잘 사용한 선수였다. 스콜스가 패스를 찔러넣고 멋진 골을 넣었던 것처럼 티아고는 클롭에게 이와 같은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티아고는 29살로 전성기에 접어들었고 시간이 더 지날 수록 더 발전하기는 힘든 나이다. 하지만 티아고의 장점은 축구지능이 1순위, 그 다음이 다리다. 이 말은 30대에 접어들어도 스콜스가 맨유에서 보여준 것 처럼 축구도사 놀이를 할 수 있는 선수란 뜻이다. 2013년, 퍼거슨 경이 스콜스 대체자로 바르셀로나에서 티아고를 1700만 파운드에 영입하려고 한 사실은 놀랄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이적은 모예스가 원하지 않았고 결국 무산되었다.
스콜스의 약점이 태클이었던 것처럼, 티아고도 티모 베르너에게 범한 어설픈 파울로 패널티를 내줬다. 하지만 알리송이 조르지뉴의 페널티킥을 막으며 실수를 만회시켜줬다. 리버풀은 첼시와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한 수 위였다.
크리스텐센의 어리석은 퇴장은 첼시가 가지고 있는 수비진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줬다. 여기에 더해 케파의 멍청한 킥으로 마네에게 헌납한 두 번째 골 역시 램파드가 스타드 렌에게서 에두아르드 멘디 영입에 박차를 가하도록 만들었다.
"엄청난 실수였다. 분명한 실수로 우린 값을 치뤘다." 램파드는 케파의 실수에 대해 분명히 실망했다.
케파와 크리스텐센은 저번 시즌부터 이어진 첼시의 고질적인 문제였고 분명히 교체되야 할 포지션이다. 티아고 실바가 출장 가능한 몸상태가 된다면 수비진에 경험을 더해줄 것이다. 하지만 첼시는 분명히 이번 여름에 어린 커맨더형 센터백을 보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르너, 카이 하버츠, 하킴 지예흐로 강력한 공격진을 완성시켰지만 실점이 계속된다면 공격은 무색해진다.